“술 한 잔 하자” 며 유혹…노숙인 2명 살해한 여장 남성 ‘무기징역’ 선고
작성자 김형준
노숙인 2명에게 “술 한 잔 하자”고 유인한 뒤 살해한 60대 여장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성익경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66)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월 28일 부산역에서 처음 만난 노숙인 박모(53)씨와 이모(45)씨에게 접근해 함께 술을 마시자고 유혹했다. 김씨의 방으로 따라온 이들은 그가 여성인 줄 알고 “내가 먼저 성관계를 맺겠다”고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싸움을 말리려고 했지만 박씨 등이 자신에게까지 욕설을 하고 싸움을 계속하자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결국, 그는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박씨의 목과 가슴, 배 등 27곳을 찔렀다. 이씨도 스카프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4살에 부모를 잃고 서커스단에 입단해 생계를 유지했다. 몸집이 작다는 이유로 외줄을 타고 여장을 했다. 22세 때 서커스단을 나온 뒤에도 여성 행세를 하고 노점상, 종업원 등으로 일했다. 동성애자이기도 한 그는 10대 이후 평생을 여성 행세를 하며 살아왔다.

앞서 김씨는 2008년 10월, 부산 중구 자갈치 시장에서 만난 한 남성을 자신의 방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한 뒤 목 졸라 살해했다. 자갈치 시장에서 노점상을 할 당시 그가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힌 게 생각나서 범행을 저질렀다. 7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지난해 6월 출소했지만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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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범행은 집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집주인은 경찰에서 “김씨의 셋방에 비가 오는데도 창문이 열려 있어 안을 들여다보니 침대에 사람 2명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112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출동할 당시 박씨 등의 시신은 부패가 꽤 진행된 상태였다. 김씨는 범행 후 경남 양산의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해당 병원에서 2006년 이후 알코올 중독 증세로 수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체구가 왜소했지만 외줄타기 등으로 악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람을 살해해 범행 동기를 이해할 수 없고,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참혹할 뿐 아니라 이전 살인과 유사하고 범행 이후 정황도 좋지 않다”며 “다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사회보호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출처: 중앙일보] “술 한 잔 하자” 며 유혹…노숙인 2명 살해한 여장 남성 ‘무기징역’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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