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축구 스타들, 겨울밤 노숙 왜?
작성자 김형준
2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경기가 열린 맨유의 안방 올드트래퍼드. 후반 20분 맨유의 후안 마타가 자신과 교체 투입되는 웨인 루니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줬다. 흔한 장면이지만 눈길을 끈 것은 완장의 색깔이다. 

 각 팀 주장이 팔에 두르는 완장은 흰색이나 노란색, 짙은 파란색 등 유니폼 상의 색상과 구별되는 단색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많아야 두세 가지 색상이다. 하지만 이날 맨유의 주장 완장은 좀처럼 보기 힘든 무지개 색이었다. 맨유는 이날 성 소수자 차별 철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무지개 색 완장을 택했다.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 깃발을 의미하는 것이다. 맨유 선수 중 일부는 무지개 색 축구화 끈을 사용했다. 맨유 구단은 3월 안방에서 경기가 열렸을 때 성 소수자를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맨유 구단은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는 평등의 가치를 알리는 데 동참하겠다. 배경과 취향이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있게 돕고 싶다”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축구가 인기 콘텐츠이기 때문에 맨유의 무지개 색 완장처럼 EPL 구단들이 전하는 메시지나 공익 활동이 축구 팬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EPL 구단들도 이를 잘 알고 있어 경기 외적인 사회 기여 활동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EPL 구단 에버턴은 최근 노숙인을 돕기 위한 모금에 나서면서 모금 활동을 알리기 위해 선수들이 직접 야외에서 노숙을 했다. 에버턴의 23세 이하 팀 선수들은 26일 안방구장인 구디슨파크의 관중석과 그라운드에서 침낭 하나만 덮고 잠을 잤다. 에버턴 구단은 추운 겨울을 길거리에서 보내는 노숙인들의 고통을 체험하기 위해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된 이날을 택했다. 목표 모금액을 23만 파운드(약 3억3600만 원)로 정한 에버턴은 구디슨파크 인근에 집을 마련해 리모델링한 뒤 집 없는 어린이들이 지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까지 에버턴에서 뛰었던 스티븐 네이스미스(노리치시티)는 에버턴에서 뛸 당시 노숙인과 실업자 팬들에게 경기장 입장권을 선물하기도 했다.

 또 리버풀 구단은 지난달 맨유와의 경기 때 유니폼 상의 앞면에 ‘Seeing is Believing’을 새기고 출전했다. ‘Seeing is Believing 프로그램’은 리버풀을 후원하는 스탠더드차터드가 예방 가능한 실명 퇴치를 위해 벌이는 모금 캠페인이다.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 감독은 맨유전이 끝난 뒤 후원금 모금을 위해 자신의 안경을 경매에 내놓았다.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61129/81568640/1#csidxcc3be501a7b714ab6d1c0c1550cdb7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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