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폭염 피해 공원·수원역에 몰려…짐 풀어 놓고 행인 통제 방해
작성자 김형준
[불편한 진실] 폭염 피해 공원·수원역에 몰려…짐 풀어 놓고 행인 통제 방해



 
▲ 행인 눈살 아랑곳 3일 오후 수원 평동에 위치한 과선교 하부 공원에 한 노숙인이 윗옷을 벗은채 누워있다. 조태형기자



낮 기온 35도에 달하면서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3일 노숙자들이 시원하고 그늘진 공원 벤치와 건물 안 등을 차지하면서 갈 곳 없는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수원시 평동에 위치한 과선교 하부 공원은 노숙인들이 풀어놓은 짐들로 점령당했다.

벤치 8개 모두 노숙인들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고 있었다.

가장 넓은 벤치에는 노숙인이 가져다 놓은 것으로 보이는 음식물들과 쓰레기들이 봉투에 담겨 널려 있었고, 벤치 뒤 조형물은 노숙인들이 걸어놓은 때묻은 옷가지, 이불이 걸려있었다.

다른 벤치에는 노숙인 2명은 근처에서 운동을 하던 주민들의 눈초리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윗옷을 벗은 채 바닥에 누워 부채질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세영(72.수원시 평동)씨는 “여름이 되며 많아진 노숙인들 때문에 화장실을 아예 잠가 둬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께 노숙인들이 많이 모이는 수원역 안팎도 노숙인들이 차지해 사정이 마찬가지였다.

대합실 안 벤치들은 오래 전부터 노숙인들의 침대가 됐다. 노숙인들은 2~3개의 벤치를 한꺼번에 사용하고 있었다.

역 직원들이 몇 차례 제지했지만 그것도 잠시 뿐 노숙인들은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역사 정문 앞에도 노숙인들이 짐을 풀어 둔 채 행인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특히 정문 앞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통로는 노숙인들이 누운 채 행인들을 쳐다보고 있어 대부분 에스컬레이터만 이용하고 있었다.

김우진(26.안양시)씨는 “몇년 전 노숙인 폭행사건도 있었어서 지나가기가 무섭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노숙인 보호시설을 포함해 노숙인 수는 960명에 달한다. 이 중 수원시에만 152명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노숙자들이 폭염을 피해 그늘이 많은 공원과 건물 내부로 들어오자 시민들이 이들을 피해 다니는 등 시민들의 직·간접적 피해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와 경찰도 대응할 방법이 없어 손을 놓은 상태다.

수원시 관계자는 “술을 먹는 등 불법 행위를 하면 제지할 수 있지만 벤치를 차지한다고 쫒아낼 수는 없다”라며 “큰 소요가 발생한다면 공무원보다는 경찰을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찰 관계자는 “노숙인 관리 주체는 지방정부인데다 공원이나 건물에서 내보내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지만 특별한 행동 없이 누워만 있다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bc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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